송복은장학회 후배님들께 > 기고문

송복은장학회 후배님들께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김중건
댓글 0건 조회 5,999회 작성일 14-06-19 10:34

본문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장학회와 인연을 맺고, 그 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해서 인연을 좋게 이어나갈 수 있게 되는 행운을 누리고 있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후로도 장학회의 도움으로 대학생활의 걱정을 어느 정도 덜 수 있었는데, 저도 그렇게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고등학생 후배들의 학업상담을 여러해 동안 해왔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따로 조언을 해준 후배를 어느날 다시 장학회에서 만나게 됐을 때엔 정말 놀랍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었죠.
후배들의 상담을 해주며 느낀 점들과, 그리고 제가 지금 대학생활의 막바지에 접어들며 학창시절 전반에 대해 느낀 점들을 떠올리며, 이 소식지를 통해 여러분께 어떤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은, 여유를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라는 말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할 때에 무턱대고 느긋이 하라거나 하는 말이 아닙니다.

자신이 나아갈 큰 방향을 잡고 미래를 설계함에 있어서, 1, 2년의 작은 차이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너무 빨리 방향을 잡으려는 생각에 자신이 진정 원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로 남들이 좋다는 것을 쫓으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또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 그동안 해놓은 것이 아까워 선뜻 방향을 바꾸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많은 학생들을 보면 그저 뒤처지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 자신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지나쳐버리곤 합니다.

일단 더 높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부만을 하고 자신이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좋아할 수 있는지를 발견하려 시간을 내지 않기도 하고, 대학을 와서도 자기에 대한 탐구 이전에 남들이 대체로 쫓는 방향을 향하고 거기에 동기들보다 1년 빨리 달하기 위해 청춘의 황금같은 시기를 포기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그 순간 보면 앞서나가는 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사실 시간이 더 지나서 그제서야 자신이 원하던 것이 따로 있었음을 깨달은 후에는 오히려 전혀 다른 방향으로 쏟은 시간과 에너지에 탄식할 일이 되곤 합니다.

제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합격한 직후, 아버지는 저에게 축하의 말씀이 아니라 응원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일단 당시에는 가장 들어가기 어렵다는 곳에 합격하여 기분이 좋을 수 있으나, 언제라도 그것이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에는 훌쩍 일이년 정도 어딘가로 떠나도 좋고, 아니면 다시 새로 입학할 공부를 해도 된다고, 젊은 시절의 몇 년 정도는 나를 발견하는 일에 쓰는 것이 아까운 일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 후로 대학생활을 하며 고민과 탐색의 순간마다 아버지의 그 말씀은 제게 너무나도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저의 짧은 글이 그런 역할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리고, 앞으로 기회가 정말 많고, 여러분의 젊음은 여러분이 조바심내며 생각할 때에 비해서는 훨씬 길 수 있습니다.

당장 세상의 탐색과 스스로에 대한 탐구가 자칫 방황으로 보여지거나 뒤처지는 일로 보일 수 있지만, 우리들의 갈수록 길어지는 인생 앞에서 그 기간은 결코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없으며, 특히 젊음의 중요한 결정들을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빠질 수 없는 일입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와 같은 논리에 휩쓸리지 마시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심적인 여유를 갖고 찾아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서울에서 김중건(2006, 2008, 2009, 2010 수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